대구언어치료 | 좋아하는 것에는 과몰입하고 주의전환이 어려운 아이, 왜 그럴까요?

아이들 가운데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에는 놀라울 정도의 수행력을 보이지만, 관심이 없는 과제에는 거의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나 좋아하는 주제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상대방의 말은 잘 듣지 않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합니다.

이러한 모습을 단순히 “고집이 세다”, “주의집중력이 부족하다”, “자기중심적이다”라는 해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특히 경계선 지적 기능이나 발달상의 어려움이 있는 아동이라면 주의 조절, 실행기능, 인지적 유연성, 화용언어, 타인의 관점 이해 능력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집중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집중을 조절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 아이의 가장 특징적인 모습은 좋아하는 것에는 지나치게 집중하지만 관심이 없는 것에는 주의를 거의 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문제를 단순히 집중력 부족이라고 보는 것보다 주의를 필요한 곳으로 이동하고 유지하는 능력의 어려움으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할 수 있습니다.

실행기능에는 주의를 유지하는 능력뿐 아니라 행동을 멈추는 억제 조절, 작업기억, 계획하기, 그리고 상황에 따라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인지적 유연성이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좋아하는 아이가 자동차 이야기는 20분 동안 집중해서 하지만 다른 주제로 바꾸는 순간 집중하지 못한다면, 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집중해”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서 잠시 벗어나 다른 정보로 주의를 이동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자기 생각만 옳다고 주장하는 이유도 살펴봐야 합니다

“내 생각이 맞아.”

“아니야, 그건 틀렸어.”

“내 말부터 들어.”

이러한 표현이 반복된다면 인성이나 태도의 문제로만 판단하기보다 인지적 유연성과 관점 전환 능력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회적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내가 알고 있는 것뿐 아니라 상대방이 무엇을 알고 있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나와 어떻게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지를 추론할 수 있어야 합니다.

ASHA에서도 사회적 의사소통에 필요한 능력으로 관점 취하기, 사회적 추론, 공동주의, 실행기능, 문제해결 능력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가 다른 사람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단순히 “친구 말을 잘 들어야지”라고 지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민수는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너와 민수의 생각은 무엇이 다를까?”
“둘 다 맞을 수 있는 부분은 없을까?”

와 같은 질문을 통해 하나의 상황을 여러 관점에서 생각하는 경험을 반복적으로 제공해야 합니다.

감각적 예민함도 언어 수행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소리, 사람의 움직임, 주변 자극 등에 매우 민감한 아이는 치료실에서도 많은 정보를 동시에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러한 경우 외부 자극을 처리하는 데 인지적 자원이 많이 사용되면서 치료사가 제시하는 언어적 정보를 충분히 처리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치료사가 먼저 살펴야 할 것은 “왜 말을 안 듣지?”가 아니라,

지금 이 아이가 언어를 처리할 수 있는 상태인가?입니다.

치료실의 소리, 시각적 자극, 과제 난이도, 피로도, 치료사의 언어 길이 등을 조절하고 한 번에 처리해야 하는 정보를 줄여 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언어치료에서는 ‘대화의 유연성’을 훈련해야 합니다

이러한 아이에게는 어휘나 문장 만들기만큼 화용언어 훈련이 중요합니다.

첫째, 주제 전환 훈련을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가 좋아하는 주제로 대화를 시작합니다. 이후 치료사가 “이번에는 선생님이 고른 이야기”라고 말하며 다른 주제로 전환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 → 상대가 좋아하는 이야기 → 다시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

처럼 구조를 눈으로 보여 주면 훨씬 이해하기 쉽습니다.

둘째, 말하기와 듣기의 균형을 가르칩니다.

‘내가 두 번 말하면 상대방에게 질문하기’, ‘상대가 말할 때 핵심 단어 하나 기억하기’처럼 구체적인 규칙을 만들어 줍니다.

단순히 “친구 말도 들어”라고 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입니다.

셋째, 관점 바꾸기 훈련이 필요합니다.

한 장면을 보여 주고

“나는 어떻게 생각할까?”
“친구는 어떻게 생각할까?”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할까?”

를 비교하게 합니다.

중요한 것은 정답을 맞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넷째, 생각을 수정하는 언어를 가르쳐야 합니다.

“나는 처음에는 ○○라고 생각했는데 이야기를 들어 보니 △△일 수도 있겠어.”

“내 생각과 다르지만 그럴 수도 있어.”

“두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어.”

와 같은 문장은 단순한 표현 훈련이 아닙니다. 아이가 생각을 유연하게 바꾸도록 돕는 자기조절 언어가 됩니다.

좋아하는 관심사는 없애기보다 치료의 출발점으로 활용합니다

아이의 과도한 관심을 무조건 제한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좋아하는 주제는 치료 참여를 끌어내는 매우 좋은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좋아한다면 자동차 사진으로 이야기 만들기, 자동차 사고 장면에서 원인과 결과 추론하기, 자동차 판매원과 손님의 입장에서 서로 다른 의견 말하기 등의 활동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좋아하는 것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것을 통해 새로운 주제와 새로운 사고로 이동하게 하는 것입니다.

언어치료의 목표는 ‘말을 잘 듣게 만드는 것’보다 생각을 조절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아이의 치료 목표는 단순히 치료사의 지시에 잘 따르게 만드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더 중요한 목표는 내 생각을 말하고 → 상대의 말을 듣고 → 두 생각을 비교하고 → 필요하면 내 생각을 수정하고 → 다시 적절한 언어로 표현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입니다.

사회적 의사소통은 단순히 말을 많이 하는 능력이 아닙니다. 상황과 상대에 맞추어 주제를 유지하고 전환하며, 차례를 지키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상대의 반응에 따라 자신의 표현을 수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화용언어 능력은 언어치료에서 직접적으로 다룰 수 있는 중요한 영역입니다.

따라서 관심 있는 활동에는 과도하게 몰입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아동에게는 주의집중 훈련만 반복하기보다 주의 전환, 인지적 유연성, 관점 이해, 대화 차례, 주제 전환, 자기조절 언어를 통합적으로 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이 매우 두드러진다면 언어능력뿐 아니라 실행기능, 감각처리, 사회적 의사소통, 주의조절 특성을 함께 평가하여 아이가 어려움을 보이는 원인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정 행동 몇 가지만으로 ADHD나 자폐스펙트럼장애 등을 단정해서는 안 되며, 여러 발달 영역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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