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개월인데 말이 적어요

정상적인 개인차와 언어발달지연은 어떻게 구분할까요?

두 돌이 되었는데 아이가 사용하는 말이 몇 개 되지 않으면 부모는 걱정하게 됩니다. “조금 더 기다리면 말문이 트일까?”, “지금 언어평가를 받아야 할까?”라는 고민도 생깁니다.

아이마다 첫말을 시작하는 시기와 낱말이 늘어나는 속도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언어발달은 대체로 옹알이와 몸짓에서 시작하여 첫 낱말, 낱말 연결, 문장 표현으로 이어지는 발달 순서를 따릅니다. 따라서 24개월에는 말하는 낱말의 수뿐 아니라 말을 이해하는 능력과 의사소통 행동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24개월 아동은 어느 정도로 말할까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24개월 발달 이정표에는 “엄마 가”, “물 더”처럼 두 낱말을 연결하여 말하기가 포함됩니다. 또한 질문을 듣고 그림책 속 대상을 가리키기, 두 개 이상의 신체 부위를 찾아 가리키기, 고개를 끄덕이는 등 다양한 몸짓을 사용하는지도 살펴봅니다. CDC는 약 50개의 낱말 사용을 24개월이 아닌 30개월의 발달 이정표로 제시합니다.

한편 언어발달 연구와 임상에서는 24개월에 표현 낱말이 50개보다 적고 두 낱말 조합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를 ‘후기 언어출현’ 또는 ‘말이 늦은 아동’을 확인하는 기준으로 널리 사용합니다. 이는 언어장애를 확정하는 진단 기준이 아니라, 자세한 관찰과 평가가 필요한지를 판단하기 위한 참고기준입니다.

즉, “50개를 말하면 정상이고 49개를 말하면 지연”이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아이가 어떤 낱말을 사용하는지, 새로운 낱말이 꾸준히 늘고 있는지, 두 낱말을 연결하려는 시도가 있는지를 함께 보아야 합니다.

말은 적지만 조금 더 관찰할 수 있는 경우

사용하는 낱말이 적더라도 다음과 같은 모습이 비교적 잘 나타난다면 언어가 늦게 발달하는 개인차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이가 간단한 지시와 일상적인 말을 잘 알아듣고, 이름을 부르면 반응하며, 원하는 것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거나 부모에게 보여줍니다. 눈빛·표정·몸짓을 사용하여 적극적으로 의사소통하고, 역할놀이나 모방놀이에도 관심을 보입니다. 사용하는 낱말이 적더라도 새로운 낱말이 조금씩 늘고 있다면 이 역시 중요한 긍정적 신호입니다.

그러나 24개월에 말이 늦은 아동이 이후 또래를 따라잡을 것인지는 당시 모습만으로 확실하게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또래 수준에 도달한 뒤에야 단순히 늦게 말문이 트인 아동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비교적 말을 잘 이해하고 몸짓을 다양하게 사용하는 아동은 그렇지 않은 아동보다 긍정적인 발달 경과를 보일 가능성이 있지만, 정기적인 관찰은 필요합니다.

언어평가를 고려해야 하는 신호

다음과 같은 모습이 나타난다면 막연하게 기다리기보다 언어발달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 의미 있게 사용하는 낱말이 매우 적고 오랫동안 증가하지 않습니다.
  • “엄마 와”, “물 줘”와 같은 두 낱말 조합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 간단한 지시나 일상적인 질문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 원하는 것을 가리키거나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행동이 적습니다.
  • 이름을 불렀을 때 반응이 일정하지 않습니다.
  • 말보다 울음, 소리 지르기, 부모의 손을 끌어가는 행동으로 요구합니다.
  • 사람과 관심을 공유하거나 모방놀이를 하는 모습이 부족합니다.
  • 이전에 사용하던 낱말이나 의사소통 행동이 줄어들었습니다.

특히 표현하는 말뿐 아니라 말귀를 알아듣는 능력도 함께 늦은 경우에는 언어의 어려움이 지속될 가능성을 더욱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이전에 사용하던 말이나 기술이 감소한 경우에도 기다리지 말고 의료진이나 발달 전문가와 상의해야 합니다.

언어평가에서는 무엇을 확인할까요?

언어평가는 아이가 말하는 낱말의 개수만 세는 검사가 아닙니다. 간단한 말과 지시를 이해하는 수용언어, 낱말과 문장으로 표현하는 표현언어, 몸짓과 눈맞춤, 의사소통 의도, 모방과 놀이, 사회적 상호작용, 말소리 발달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봅니다.

청력 문제도 언어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필요에 따라 청력검사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아이가 일상적인 소리에는 반응하더라도 특정 주파수의 소리를 정확하게 듣지 못하거나 반복되는 중이염으로 말소리를 불분명하게 들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정에서는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까요?

아이에게 “이게 뭐야?”, “말해 봐”라고 계속 질문하기보다 아이가 보고 만지는 것에 짧은 말을 붙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자동차를 가리키면 “자동차”, “자동차 간다”라고 말하고, 아이가 “물”이라고 하면 “물 줘”, “물 마셔”처럼 한 단계 확장하여 들려줄 수 있습니다.

부모가 필요한 것을 바로 알아서 주기보다 아이가 눈빛, 몸짓, 소리나 낱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잠시 기다려 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이의 작은 의사소통 시도에 바로 반응하고, 정확하지 않은 표현도 의미 있게 받아준 뒤 올바른 말을 자연스럽게 다시 들려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기다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관찰입니다

24개월에 말이 적다는 이유만으로 언어장애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남자아이는 원래 늦다”, “어린이집에 가면 저절로 말한다”는 생각으로 무조건 기다리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아이의 낱말 수와 함께 말의 이해, 몸짓, 공동주의, 놀이, 상호작용과 새로운 표현의 증가 속도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걱정되는 신호가 있다면 조기에 확인하는 것이 아이를 장애로 규정하는 일이 아니라, 현재의 강점과 어려움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필요한 지원 시기를 놓치지 않는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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